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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zdiary

어의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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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 14

눈꽃열차를 타고 떠나는 기차여행.
간만에 20D를 챙겼다.
예전부터 한번 가보고 싶던 간이역들을 담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에...

혹시 몰라 전날 잠을 설치며 여분의 밧데리까지 충전했다.
 
무거운 카메라가방을 둘러메고 서울역을 향했고, 기차에 올랐다.

양평역에 거의 다다랐을때 창밖으로 보이는 한강의 물안개가 제법 그림이 되겠다 싶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순간 LCD에 뜬 6글자...'CF카드 없음' ... 한마디로 '어의없음'...

...
...
이런저런 신문, 방송 그리고 잡지들에 소개된 간이역과 눈꽃열차여행...
태어나서 꼭 한번 가봐야 할 곳이라고 떠들어대길래 집사람 생일에 맞춰 다녀왔다.

다그렇지만은 않지만 이번에도 역시 언론은 나를 실망시켰다.
뭐가 그리 좋은지 하나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다는 추전역...
알프스를 오르는 기차여행만은 못하겠지만
높은 역이라기에 저아래로 내려다보니는 뭔가를 생각하고 가면 오산이다.

하늘도 세평, 땅도 세평이라는 승부역...
삼만평은 되겠더라, 낭만적인 간이역은 오간 데 없었다.

그리고 인삼 사가라고 풀어놓은 풍기역...
혹시 풍기군이 여행사에 로비라도 했나라고 말하는 아저씨, 아줌마들도 있었다.

그러니 기차여행상품이 적자를 못면하지.
11량이나되는 객차에 천명 가까이 실어 쏟아내니 운치가 있을리 만무하다.

사람수가 얼마되지 않아 한번 찾은 사람이 다시 찾지 않으면 장사가 안되는 나라에 살면서
'내 다시는 그 곳에 가나봐라'라는 말은 차마 하고 싶지 않지만... 마음 한켠이 씁쓸하다.

눈이라도 와 많이 쌓여있었으면 좀 덜했을텐데...